1. 책소개
1) 책이름 : 멋진 신세계
2) 지은이 : 올더스 헉슬리
3) 출판사 : 소담 출판사
4) 출판일 : 2015.6.12
2. 줄거리
9년간의 파괴적인 전쟁이 종료되고 나서, 전 세계는 세계국이라는 이름의 하나의 나라로 통합됩니다.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이라는 표어를 기치로 내건 이 국가는 헨리포드를 신처럼 떠받들며, 그의 탄생을 기원으로 삼는 신세계입니다.
이곳에서는 아무도 자연 임신으로 태어나지 않고 인공적인 방법으로 배양되어 출생하는데, 국가의 필요에 따라 알파부터 엡실론까지 다섯 계급으로 길러지게 됩니다.
가장 우수한 계급인 알파부터 가장 낮은 계급인 엡실론까지, 모든 사람들은 태아 상태부터 각종 약물로 처리되어 정해진 특성을 갖도록 만들어집니다.
특히 그들은 사람들의 의식과 생각을 강제로 주입하고자, 수면 중 무의식에 빠져 있을 때 수십만 번 이상 세뇌교육을 받기도 합니다.
헨리 포스터와 레이나 크라운은 런던에 있는 총본부의 '부화-습성 훈련국'에 소속된 직원으로서, 이 사회에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상류층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만인은 만인의 소유'라는 기치에 따라, 결혼 없이 자유분방한 연애와 성생활을 즐기는 대다수의 사람들 중 하나로서, 두 사람도 관계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버나드 마르크스 역시 같은 국에 소속된 직원인데, 그는 일반적인 알파 계급 사람들과는 달리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어 열등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버나드는 자유분방한 육체적 관계를 맺는 것에 혐오감을 느끼고, 국가가 금지하는 고독을 즐깁니다.
그의 거의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헬름홀츠 왓슨으로, 선전본부에서 일하는 헬름홀츠는 버나드와 달리 인기가 많은 남자지만, 최근 삶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우정을 나누고, 버나드는 헬름홀츠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지냅니다.
어느 날 버나드는 레니나와 데이트를 하고, 두 사람은 한 친목 모임에 참여하는데, 레니나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리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그를 이상히 여깁니다.
버나드는 레니나와 함께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가기로 하는데, 야만인이란 일체의 문명을 거부하고 과거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버나드는 보호구역 출입 허가를 받기 위해 '부화-습성훈련국' 국장을 찾아가는데, 이미 버나드의 특이한 성향은 직장에도 알려져 있었고, 국장은 허가를 내주면서도 행동을 주의하라고 경고합니다. 버나드와 레니나는 보호구역을 여행 중에 린다란 여자와 그의 아들인 존을 만나는데, 린다와 존의 생활에 충격과 호기심을 느낍니다.
신세계에서는 인간이 배양되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없고, 추악하고 혐오스럽게 묘사되어 가르쳐지기 때문에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이색적이었던 겁니다.
버나드는 린다와의 대화 중 린다가 신세계 출신이고, 지금의 '부화-습성훈련국' 국장과의 사이에서 존을 낳았으며, 보호구역에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한편 린다의 아들 존은 매력적인 레니나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보호구역에서 돌아온 버나드는 자신을 좌천시키려는 국장에게 린다와 존을 데려와 보여주며 역공을 가하고, 도리어 국장이 해고되고 맙니다.
이 일로 버나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되고, 그들은 버나드와 야만인들을 보기 위해 아부와 아첨을 일삼습니다.
이런 일들로 도취된 버나드는 점차 교만해지고, 결국 전 세계에 10명뿐인 통제관 무스타파 몬드에게 밉보이게 됩니다.
존은 교만해지는 버나드에게 거리감을 느끼는 한편, 버나드의 친구인 헬름홀츠와 점차 가까워집니다.
한편 레니나는 존의 매력에 호감을 느껴 존에게 접근하는데, 존은 아무렇지 않게 육체관계를 원하는 레니나에게 혐오감을 느끼고 레니나를 거부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린다의 건강이 악화되어 결국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존은 사람들이 죽음을 슬퍼하는 자신을 조롱하는 것을 보고 분노합니다.
분노한 존은 '소마'라는 일종의 신경 안정제를 배급하는 곳에서 신세계의 허상을 폭로하다가 폭력 사태로 비화되고, 그 자리에 있던 버나드, 헬름홀츠와 함께 체포됩니다.
이 일로 인해 버나드와 헬름홀츠는 무스타파 몬드에 의해 각각 좌천되어 외딴섬으로 가게 되고, 존은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신세계의 문명을 거부하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버립니다.
그곳에서 존은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데, 그 사실을 안 신세계의 사람들이 계속 존을 찾아와 구경하며 조롱합니다.
괴롭힘과 조롱을 받으며 살던 존은 어느 날 등대 꼭대기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3. 리뷰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계는 극도로 발전된 과학 기술에 힘입어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제되고 조정되고 있는 세계입니다.
이 신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특성에 맞게 구분되어 모든 선호와 사상까지도 완벽히 조정되어 있고, 각자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특성에 맞는 일들을 하며 살아갑니다.
또한 그들은 과학적으로 분석된 최적의 노동 시간 동안 일하고 여가 시간을 즐기며 심지어 모든 불쾌한 감정들은 '소마'라는 이름의 약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토록 완벽하게 통제되고 조정되고 있는 세상이기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신세계를 경험한 존은 이를 멋진 신세계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 멋진 신세계에서 생활을 하기 시작한 존은 이곳에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인간적인 모든 것들이었습니다.
존은 신세계에서는 금지된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들을 보호 구역에서 꾸준히 탐독하여 완전히 빠지는데, 특이한 점은 존이 탐독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오셀로,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이 소설의 말미에서 통제관 무스타파 몬드는 존과 대화를 하며, 이 신세계에서는 오셀로 같은 작품이 더 이상 필요 없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세계는 이제 안정이 되었어요. 사람들은 행복하고, 원하는 바를 얻으며, 얻지 못할 대상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즉,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충족하며 살고 있기에 오셀로 같은 비극이 나올 수도, 나올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존은 무스타파에게 이렇게 대답하며 신세계의 문명을 거부합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
존은 모든 것이 완벽히 통제되지만 인간성이 결여된 사회보다는 불완전하더라도 각자가 고유의 개성을 가지고 사는 사회가 더 행복하다고 본 겁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의 모든 결핍이 제거된다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런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며, 불완전할지라도 각자가 자신의 자유와 특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사회의 모순을 바라보는 인간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 버나드 마르크스라는 인물이 가장 반전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버나드는 소설의 초반에는 신세계의 체제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자신의 개성을 찾기 위해 국가가 금지하거나 꺼리는 행위들을 합니다.
버나드는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린다와 존의 정체를 알게 된 후에는 린다와 존을 데리고 돌아와 국장을 쫓아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보여준 버나드의 행보는 어쩌면 상당히 실망스러운 것이었는데, 버나드는 자신이 비판하는 그 체제의 수혜자가 되자 그것에 길들여지고만 겁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표면적으로나마 버나드는 체제의 모순을 비판하는 입장을 버리지는 않는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은 신랄한 문장으로 표현합니다.
"비판한다는 행위 자체가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높였으며, 그로 하여금 훨씬 큰 인물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게 했기 때문이다."
체제의 수혜자가 되어 많은 것을 누리면서도, 자신의 허영심을 충족하기 위해 체제 비판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버나드는 이러한 이중생활을 즐기다, 결국에는 그 체제에서 버려져 외딴섬으로 떠나게 됩니다.
버나드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조차 어쩌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이며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존이 레니나를 거부한 이유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레니나를 처음 만난 존은 그녀의 매력에 반해 내심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마 표현하진 못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레니나의 경우는 처음엔 존을 놀라움과 이질감을 가지고 대했지만, 레니나도 존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것만 보면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발전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었지만, 막상 존은 결정적인 순간에 레니나를 거부합니다.
표면적으로 존이 레니나를 거부한 이유는 성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 차이 때문인데, 레니나는 '만인은 만인의 소유'라는 신세계의 관념에 따라 너무도 쉽게 육체적 관계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존에게 있어 육체적인 관계는 구세계의 관점에 따라 가벼운 것이 아니라 무거운 것이었기에, 레니나에 대한 호감이 달아나버리고 만 것입니다.
존과 레니나의 관계가 상징하는 것은 구세계와 신세계 사이에 있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세계의 문명은 구세계의 야만과 융합하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독자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큰 간극으로 인해 존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었는데, 존은 자신이 신세계의 문명에 의해 오염되었다고 생각하고 보호구역에 돌아가지도 않은 채 스스로 고립되어 고행을 자처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신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외계인처럼 보였고, 신세계의 사람들은 존을 조롱하고 괴롭혔는데 왜냐하면 그들에게 구세계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존과 레니나의 파국, 그리고 존의 비극적인 사망 등은 구세계와 신세계는 융합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신세계 체제의 공고함과 구제불능인 점을 부각시켜 이 소설이 의도하는 비극적 느낌을 더욱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